[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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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갑고 친근하기만 하던 딸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된 이후로는 부쩍 냉랭해졌어요. 학교에 다녀오거나 학원에서 돌아와도 곧장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무언가 물어도 ‘알 필요 없다’며 말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노라면 이해를 하려고 해도 속상하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아들 녀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얼마 전부터 자꾸 오토바이를 사 달라고 졸라대 화를 참을 수가 없어요. 대체 정신머리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때가 어느 때인데 오토바이 타령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오토바이를 사 주면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 말이죠. 우리 아들, 어쩌면 좋죠?”
“온종일 ‘게임 삼매경’이에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지 않으면 유튜브에 빠져 살죠. 때때로 학원도 빠지고는 해 걱정입니다. 시험 기간에도 핸드폰을 놓지 않아요.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켜줬으면 좋겠는데, 한도 끝도 없는 것 같아요. 아예 2G폰으로 바꿔버릴까 생각 중입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과 집단상담에서 나눈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보다 심한 경우도 훨씬 많습니다. 때때로 부모에게 대들거나 폭력을 휘둘러 문제가 되기도 하고, 이전에 하지 않던 언행으로 당혹스럽게도 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아주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가 일상처럼 빚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숨이 깊어집니다.
‘설마 내 아이는 아니겠지’ 하면서 눈치를 살피는 어머니도 계시고, ‘우리만 그런 줄 알았는데, 더한 집도 있구나’하며 상대적 위로와 안도감을 느끼는 아버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사춘기 자녀라면 한 번쯤 비슷한 문제로 놀라게 하거나 분노 게이지를 날카롭게 자극해 화가 치밀어 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안 됩니다. 침착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잠언에서도 ‘노여워하지 말고, 마땅히 행할 길을 자녀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했습니다. 퇴계 이황 선생님은 ‘많이 가르치는 것은 싹을 뽑아 북돋는 것이요. 큰 칭찬은 회초리보다 낫다네. 말끝마다 자식한테 우매하다 하지 말고, 차라리 좋은 낯빛을 보이게나’라고 했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자녀의 생각과 행동을 수용하는 폭이 훨씬 더 너그러워질 것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소위 ‘라때’(나 때는 말이야)로 접근하시면 곤란합니다. 부모의 성장기와 지금 자녀의 성장기는 시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달라졌고,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환경이 변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대하는 방식도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라때’는 잔소리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화내지 않고 자녀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자문자답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어떤 부모인가?’ ‘나는 어떤 부모이고 싶은가?’ ‘나는 왜 자녀에게 이것을 가르치려고 하는가?’ ‘이것을 통해 자녀가 어떻게 성장하기를 기대하는가?’ ‘자녀의 성장을 위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이 질문을 거울처럼 자신에게 비춰보시고 지혜를 구해보십시오. 답은 분명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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