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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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지나는 아이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의 양육 태도는 자녀의 긍정적 성장발달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그에 따라 자녀의 성품과 미래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부모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는 순간, 주어진 역할에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아이들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할 때까지 갖은 정성을 다해 헌신하며 모든 것을 내어주고, 긴 시간을 사랑으로 돌봐줍니다.
부모는 세상을 보여주는 창문이자 삶의 모델링이 되는 귀중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생명이고 우주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주가 안전하고 편안해야 하건만, 가까이할수록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아니 때로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불쾌하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문제로 떠오르는 부모 유형이 있는데 ‘제설기형 부모’ 혹은 ‘불도저형 부모’입니다. 이들은 아이 주변을 맴돌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해 주던 ‘헬리콥터형 부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이의 성공에 장애가 되는 것은 모조리 밀어버려 자녀의 실패, 좌절 또는 기회 손실을 완전히 봉쇄합니다.
학업 과정이나 친구 관계, 학교생활에 대해 지나치게 관여하며 자녀의 성적이나 대학진학,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는 말 그대로 ‘무엇이든’ 합니다. 자녀의 과제를 전부 도와주는 것은 물론, 모든 학습계획을 부모가 짠 뒤 자녀가 자신의 뜻대로 따르도록 만듭니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아이가 아닌, 자신이 나서서 해결하려 합니다. 자녀의 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감시하거나 굴복시키기 위해 설득하고 잔소리하며 간섭합니다.
불도저형 부모는 아이의 인생을 끌고 가는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유능한 해결사 노릇을 성공적으로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자녀가 겪어야 할 실수와 실패, 고난과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조바심을 냅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간섭하며 아이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위축시킵니다. 자녀가 스스로 선택하고 해결할 자유를 빼앗아갑니다.
문제는 이렇게 키워진 아이들은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하며 감당해나가는 과정에서 배우고 다져지는 ‘진짜 자신감’과 ‘진짜 자존감’을 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103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이 시대를 사는 부모에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고 할 때, 무엇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자유란 선택입니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이 있고, 저런 것이 있어. 넌 어떻게 할래?”라고 물으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자녀에게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면 자신의 삶을 헤쳐나갈 마음의 근력이 생겨납니다. 마음의 근력이 다져지면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책임질 수 있는 힘이 자라납니다. 시행착오를 몸소 겪는 일이야말로 자녀를 성장하게 하는 보석 같은 거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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